감지 대행업 (A Sensing Agent)

생각 1: ‘예측 불가능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기획과 전략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이야?’

닷컴에서 사업기획을 하다 보면 난감할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사업기획의 기본이라 부를 수 있는 시장과 고객, 경쟁사와 자사 분석의 경우, 자사, 경쟁사는 정보를 구한다 하더라도 미래의 시장을 분석하는 것과 고객을 예측한다는 것이 일반 내구재 산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측불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Strategy’ 의 기원은 ‘Strategos’다. 이것은 ‘군대가 해야 할 일을 결정하고 그것이 확실히 수행되도록 이끄는 군 지휘관의 임무’를 뜻한다.

즉, ‘전략이란 획득하고자 하는 지역을 살펴 보고 적장를 연구하고, 그리고 전투계획을 수립하여 부하들을 명령에 따라 기계처럼 재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전략’이 되려면 예측가능성이 매우 높아야 한다. 예전의 전투상황을 상상해 보자. (물론 예측 불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했겠지만) 정복해야 할 지역의 특성, 주민의 수, 상대 장군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해서 제법 예측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우리가 만드는 상품, 즉 ‘디지털 경험디자인 상품’은 그것의 발생이 최근의 일일 뿐만 아니라 신기술 주도적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략이란 최신 기술을 응용한 무엇에 대한 실험 아니면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 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즉, 여전히 예측가능성이 매우 낮은 무대라는 것이다.

2003년을 넘어서면서, 국내 닷컴 산업이 어떤 나라보다도 빨리 진행되는 바람에 이제 그마저 쉽지 않기에 더욱 더 난감해 진다. 이런 탓에 전략을 짜는 입장에서는 ‘무모한 자신감’ 아니면 ‘수동적 무력감’ 형태로 투자자들과 길고 긴 ‘예측’의 ‘현실성’을 토론하고 또 토론한다.

생각 2: 포탈의 역할은 뭘까?

포탈의 역할이 뭘까?에 대한 데이빗앤대니의 오랜 고민 끝에 나온 결론 중 하나는 바로 ‘가치의 보증’이었다.

가치의 보증이란 고객의 집단적 의사를 투영하여 보다 객관적인 서비스의 퀄리티 보장과 신뢰할만한 Delivery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고객들은 포탈을 통해 남들과 자신을 비교해 가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고객도 자신의 의사가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반영된다라는 점을 알고 있다. 아마존은 협업필터링을 통해 고객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정보까지도 제공함으로써 이 역할을 더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생각 3: 五大얼짱 카페를 기업이 운영하려면 얼마가 들까?

다음의 5대 얼짱 카페는 예비스타의 주요 생산지로 연예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박한별이 CF에 이어 영화 ‘여우계단’으로 이미 스타로 자리를 잡았고, 김남일이 나온 삼보컴퓨터 CF 등에 출현한 구혜선, 이 밖에도 박설미, 이주연, 김신혜 등이 CF와 VJ,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카페 개설자인 이모 양은 “재미로 시작했다”고 했지만, “얼짱 중에 누구를 소개시켜줄 수 있느냐” “좋은 친구가 있는데 소개시켜줄 테니 사이트에 올려 달라” “CF를 찍으려고 하는데 누구를 연결시켜 달라”는 등 연예기획사의 제안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개런티를 나눌 테니 누구를 섭외해 달라”는 로비까지 들어올 정도로 위력이 대단하다는데…

만약, SM 기획사 같은 곳이 이런 캐스팅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간다고 가정하면 돈이 얼마나 들까? 그냥 쉽게 생각해서 04년 7월 현재 다음의 五大얼짱 회원 수는 384,005명이고 이들에게 월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월 5,000원씩만 지급한다고 가정하고 1년 인건비만 계산해보아도 23,040,300,000원이 나온다. 도저히 못하겠지?

하고 싶은 이야기: 감지 대행업. A Sensing Agent.

금일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감지 대행업’이다. 고객마저 자신들이 무얼 원하는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시장에서는 ‘적응성’이 ‘효율성’보다 우선시 되는 구조로 진화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 기업의 행동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욕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이해에 의해 주도되어야 한다. 외견상 ‘소음’을 하나의 ‘의미’로 전환하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고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에 기업들은 직면하고 있다.

‘감지 대행업’이란 의미 있는 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그 고객들이 자신의 기호를 나타내는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고, 고객들의 소음 중 클라이언트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필터링 하여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감지 대행업이라고 말을 하면 그거 CRM 아냐?할지도 모르겠다. CRM에 대한 해석을 ‘고객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 분석하고,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미래에 대해 목표를 결정하고,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계획 전략을 세우고, 세운 계획 전략대로 행동하는 행위 일체’라고 둔다면 기본적으로 같다.

그러나, 감지 대행업을 하려면 1) 기본적으로 많은 수의 고객들을 확보하고 운영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2) 고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선호를 쉽게 표현하도록 하고 암묵적인 선호를 결정하도록 도움으로써 가치를 부가하는 고객 인터페이스와 3) 고객들의 다층적 관심에 대한 데이터를 운용할 수 있어야 하며, 4) 그것의 결과가 ‘상위 고객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효율성’이 아닌 고객의 흐름을 통해 클라이언트가 반응할 수 있는 ‘집합적 선호 데이터의 제공’이란 점에서 구분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일반 고객들을 향한 가치의 보증이 지금까지였다면 이제부터는 기업고객들을 향한 가치의 보증을 통해 보다 더 의미 있는 사업자로서의 닷컴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깊게 깊게 고민할 시간이 왔다고 판단이 된다. 끝으로 늘 좋은 책을 출판하는 세종서적의 ‘감지-반응 기업’을 추천하며 글을 닫는다.

참고:
감지-반응 기업 (세종서적)
다음 오대얼짱 카페
200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