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미달의 국내 웹디자인,누구의 책임인가?

정보디자인의 중요성이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중요시 되고 있다.정보디자인이란 인간의 사고 프로세스,지식공유와 커뮤니케이션,시스템과의 상호 작용 등 눈으로 볼 수 있게 존재 하진 않지만,인간의 활동을 이루어지게 하는 불가결한 요소에 구체적인「형태」를 주는 것이다.

정보디자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바로 웹디자인이다.웹디자인은 마우스의 동선(Click Experience)을 고려,설계도를 그리는 인포메이션 아키텍처와 아이콘,메뉴바 등의 감각적인 작업을 하는 그라픽 디자인이 하나로 합쳐진 형태를 말한다.

마치 설계회사가 도면을 그리고,시공회사가 시공을 하는 것처럼 웹디자인도 설계도를 그리는 사람과 그라픽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 구분되어 프로젝트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안타까운 것은 국내의 경우 웹디자인이라 하면, ‘적당한 그림을 찾아서 정해진 위치에 갖다 붙이는 일’쯤으로 인지되고 있다는 것이다.정보디자인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낼 수 있는 업체도 없을 뿐더러 그것을 요구하는 클라이언트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디자인의 가치가 인식되지 못하는 국내시장

국내의 디자인 시장,특히 웹디자인 시장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부가가치가 높은 창조적 영역이 아닌 노동집약적 산업(?)처럼 치부되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왜 디자인 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추락해 버린 것일까?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세가지로 나눠 생각해 보았다.

첫째,우리나라에는 디자이너가 너무 많다.예전에 알고 지내던 디자이너에게 들은 얘기다.한 중소기업에서 디자인 의뢰가 들어와 견적을 2000만원에 냈다고 한다.

그런데 견적을 내고 한 달이 지나도록 클라이언트에게 연락이 없어 전화를 했더니 너무 비싸서 자기 조카에게 시켰다는 것이다.자기 조카도 디자이너라고,그런데 200만원에 맡겼다고 하더라는 얘기다.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에는 디자인이 미래 핵심부가산업이라고 외치며 각 대학에 디자인과를 신설하는 붐이 일었다.이때부터 자질이 없는 학생들도 학원 몇 달 다니고 대학에 입학하는 부정적인 효과들이 나타났고,여기에 전문성 없는 사설학원도 한 몫 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다 보니 가족 중에 디자이너 없는 집안은 하나도 없다.내 조카에게 200만원 주면 되는데 뭣하러 2000만원씩이나 지불하는가 말이다.

두 번째로,사회적 인식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구호로만 외치는 미래 부가가치 핵심산업은 현업에서는 ‘싸게 하는 업체를 잘 고르는 일’로 퇴색해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즉,안목 없는 클라이언트는 훌륭한 디자이너들을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 내려 쓰레기들만 대량으로 제작하는 프로듀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왔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디자이너들의 자질문제다.’디자이너들의 고집 때문에 일하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을 많이 들어온 필자는 직접 디자이너에게 묻는다.당신이 생각하는 디자인은 어떤 것이냐고…

그러면 대부분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해답도 없이 마치 노동자처럼 일을 시키는 사람에게 막연한 불만을 털어놓는 일은 이제 삼가 해야 할 것이다.왜 스스로를 노동자로 만드는가 말이다.

디자인은 패션산업이 아니라 기간산업이다.

디자인은 패션산업이 아니라 토목산업 같은 기간산업이다.특히 인터넷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유통의 혁신을 가지고 왔던 경부고속도로 사업처럼 인터넷 시대의 디자인 비즈니스는 정보 고속도로를 구축하는 핵심역량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며,수많은 디자인 업체와 실무 디자이너들은 스스로 새로운 시대의 정보건축가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만약,경부고속도로를 설계하는 책임자라면 지금처럼 안일하게 남의 탓만 하며 불평불만을 늘어 놓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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