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인터넷 전략

성인이라면 보험 1~2가지는 다 들기 마련이다.자동차 보험,건강 보험…

필자도 3개의 보험을 들고 있는데 하나는 자동차 보험이고,다른 하나는 암 보험(‘2010년이 되면 암은 정복될 것이고,보험은 필요 없다’고 우겼지만,아내를 이기는 남자는 역시 없다),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부부평생 노후대책보험’인가 하는 긴 이름의 보험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도 보험이라는 상품은 누가 죽거나 다치지 않는 한 쉽게 구매할 생각이 나지 않는 상품이다.결국,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보험이 아니라면 구매행위는 생활설계사들의 집요한(?) 설득에 못 이겨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보험은 우리네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다.그것이 자발적으로 구매했건,억지로 구매했건 간에…

이러한 보험업이 이제 인터넷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생활 설계사들은 개인 노트북과 단말기로 무장하고 있고,각 보험회사들은 멋진 홈페이지를 구축했으며,오프라인 기반 없는 온라인 보험중개 사이트들도 많이 등장했다.자,그러면 보험회사들은 어떻게 인터넷 전략을 만들어가야 할까?

보험업의 특징

생활설계사만큼 자신의 고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세일즈맨이 또 있을까?

고객의 직장,나이,혈액형,심지어 아이가 몇이고 이름은 김00이고,그 아이가 이번에 국민학교에 입학한다는 사실까지-다른 업계에서는 생각도 못할 돈 되는 정보들을 다 파악하고 있는 것이 생활설계사들이다.언뜻 생각하면 보험회사야말로 고객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수 십년 동안 보험회사는 대리점과 영업사원을 통한 간접영업활동을 하고 있었으며,이로 인해 회사가 고객에 대해 이해하는 정도는 다른 업계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특별한 사건이 없을 경우에는 쉽사리 생각하지 못하는 제품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결혼이나 자동차 구입,장기간 해외여행 등의 특별한 사건이 없으면 보험에 대한 니즈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기간 ‘보험=보험아줌마’라는 공식이 자동적으로 성립되고,누군가 강요해야 구매하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으로 남아 있다.

세 번째는 매우 복합적인 비즈니스로의 발전 가능한 업종이 또한 보험업이다.보험은 고객의 이벤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자동차,여행,건강/의료,교육 사업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특히 인터넷으로 업무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은행,증권업과의 경계 또한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조흥은행과 LG화재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조흥은행 홈페이지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기로 한 일이나 팍스넷이 팍스인슈를 오픈하는 등 영역간 벽을 허무는 작업은 지속되리라 예상된다.

보험회사가 인터넷으로 진출해야 하는 세가지 이유

이제 보험회사들은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한 인터넷 전략수립 없이는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없다.그 이유는…

첫째,고객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보험회사는 있을 수 없다.어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겠지만 보험업의 성패여부는 ‘고객과의 접촉시기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느냐,없느냐’로 귀결된다.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기수요에 대한 예측과 개인화 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터넷을 통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더 이상 보험을 꼭 보험회사에서 들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이다.유럽과 캐나다의 경우,이미 대형 은행들이 각 사 지점을 통해 보험 상품을 팔고 있으며,온라인에서의 업종구분이 이미 사라지고 있다.

생각해 보라.자신의 중요한 자산정보를 이곳 저곳 뿌리고 다닐 사람이 있겠는가?고객은 단 하나의 똑똑하고,신뢰할 만한 주거래 사이트에서 통합적인 자산관리-예금,대출,연금,보험,투자 등의-를 수행할 것이다.

세 번째는 무한한 비즈니스 기회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보험은 이미 오래 전에 성장이 둔화된 시장이다.한편,고객은 적금에서 건강진단까지 통합된 양질의 서비스를 원한다.

앞서 말한 대로 보험과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과 여행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세트들이다.가상사회의 선점자는 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맘껏 누릴 것이며,반대로 보수적인 기업들은 소수의 선점자들에게 헐값에 인수 되거나,사업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보험회사들의 인터넷 진출이 더딘 까닭은?

그러면 왜 보험은 다른 업종에 비해 인터넷 진출이 더딘걸까?

가장 큰 문제는 당장 돈이 많이 있다는데 있다.사람이나 조직이나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보수적인 성향을 띄게 마련이다.사실,가상사회 선점자 후보 중 가장 강력한 후보가 카드회사,그리고 보험회사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좌우명은 ‘위험한 일은 하지 않는다’이다.어찌 보면,그러니까 보험회사가 스스로 위험한 일(?)을 저지른다는 것 자체가 모순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기존 영업망 조직과의 불협화음 때문이다.컴팩이 델처럼 온라인 직판을 감행하고자 했을 때처럼,보험회사들의 인터넷 진출은 대리점 폐쇄와 영업직 감원조치로 연결되는 일이라고 대부분 믿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으로 보험가입이 가능해진 지금의 상황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지진 않고 있지만,여전히 매출의 40% 이상을 내는 대리점과 영업사원들의 정서적 거부감을 무시하면서까지 과감한 인터넷 전략을 펼치기란 쉽지 않다.

보험회사의 인터넷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

첫째는 시스템적인 측면이다.시스템 측면에서도 할 이야기가 많으나 몇 가지만 꼽으라면 고객중심의 DB설계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과 분산환경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기존의 단순 거래파일 DB에서 다양한 객체(나이,직업,주소지)를 토대로 다양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해야 한다.이 작업은 매우 힘들고,돈도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지만 가장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다.

분산환경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케이스로 볼 수 있는 곳이 삼성생명인데,삼성생명은 본사와 지점 단위로 서버를 두었던 것을 각 영업소마다 PC서버를 배치함으로써 설계사들의 업무 준비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영업사원의 DB를 회사DB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이것이 쉽지 않다.영업사원이 소속 직장을 바꾸면 자신이 관리하던 고객에게 바뀐 회사의 상품을 추천한다.

어떻게 하면,영업사원의 DB를 회사의 DB로 만들 수 있을까?

실제로 여러 보험회사에서 고객정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활용하라고 해도 밑 단의 영업사원까지 전달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신규가입자에 대한 보상은 크고 기존 가입자들의 관리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약한 보상이 주어지는 환경에서 ‘고객정보 관리’라는 말이 제대로 실행되기란 쉽지 않다.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와 DB를 효율적으로 쌓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일,그리고 ‘고객정보 관리’에 대한 지침을 내리고 가장 잘 수행한 사람에게는 큰 포상을 하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세 번째로 정말 어려운 트래픽 증대 부분인데,이것은 협력관계를 통해서 만이 가능하다.아무리 좋은 보험상품을 소개해 주고,비교해 준다 하더라도 보험사이트를 하루에 한번씩 방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제휴의 밑그림은 포탈,컨텐트&커뮤니티 사이트,자동차 사이트로 되는데 자동차 사이트가 끼어있는 것은 자동차 보험이 인터넷에서 팔리는 보험상품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며….

보험도 인터넷에서 상담하고 가입하는 때가 곧 다가온다.다른 영역에 비해 보험은 벤처가 하기엔 너무 벅찬 영역이다.결국,대기업 중심의 시장으로 급속히 진화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기업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왜냐하면 이 게임은 판돈이 어마어마하게 클 뿐만 아니라 모두들-국내 기업이건 외국 기업이건,은행이건,생보사건-목숨 걸고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정말 인정사정 볼 것 없는 게임이 이제 그 서막을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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