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자동차 시장에 관한 보고서

미국 자동차 회사 중에서 가장 먼저 웹사이트를 구축한 회사는 어딜까?-답은 포드.1995년 7월에 오픈한 포드의 웹사이트는 고객의 위치에 따라 가장 가까운 딜러의 소재를 알려 주는 서비스와 자신이 직접 차량의 컬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많은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5년이 지난 2000년 7월,이제 포드의 웹사이트는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자동차 리테일러들과의 힘겨운 한판 승부를 준비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불과 5년 사이에 인터넷에서의 자동차 판매가 전체 신차 판매의 8~10%(보고서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를 차지하고 있으며,대표적인 온라인 리테일러인 오토바이텔은 2700명이 넘는 자동차 판매상들을 회원으로 확보, 하루 평균 800대의 자동차를 팔아 치우고 있고, IT분석 기관인 IDC는 미국의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1999년 2.1billion에서 2004년엔 27.3billion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렇게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급성장하자 빅3 중 하나인 GM은 gmbuypower.com을 오픈,새로운 인터넷 판매시장의 진출을 알렸고,이미 전자상거래 시대 사형신고를 받은 대표적인 업종인 딜러들도 그들의 연합회인 NADA의 이름으로 6,000개의 딜러상과 550,000대 이상의 신차 및 중고차 DB를 갖춘 Driversseat.com을 런칭시켰다.

한편,오토바이텔을 선두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카포인트,오토웹,그리고 아이디어 랩과 델이 합작한 carsdirect.com등의 온라인 리테일러들간의 경쟁도 점차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딜러는 설 땅이 없다.

그 동안 미국의 딜러들은 제조-판매자간 분리된 영업환경 하에서 많은 이득을 보아온 것이 사실이고,엄청난 세금을 정부에 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입김도 대단하다.

그러나 딜러들의 연합은 곧 소비자에겐 불합리하고 친절하지 못한 서비스로 되돌아 왔다.실제로 미국에서 딜러의 이미지는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들’로 나쁘게 인식되어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불신과 더불어 이들을 압박하는 것은 다름아닌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자동차 제조업자들이다.GM뿐만 아니라 포드,폭스바겐,크라이슬러 등의 업체들이 하나 둘씩 직거래 장터를 인터넷에 속속 오픈하고 있다.

이에 맞서 딜러들은 자동차 제조업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들어 법원에 소송을 냈고,미국에서 2번째로 큰 텍사스 주에서 포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리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측하듯이 이들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웹사이트를 오픈하고,완성차 업계와의 소송에서 승리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좋은 인상을 심어 주기엔 이미 늦어 버렸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동향

미국의 완성차 업계는 빅3가 주도하는 시장이다.완성차 업계의 최대 이슈는 부품-생산자 간 E-Market Place구축으로 요약된다.아직까지 완전한 거래 통합체의 모습을 갖추진 못한 상태이지만 각 사의 온라인 부품 공급망을 통합하는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세계 최대규모의 B2B모델이 탄생됨과 동시에 제조원가의 약 6%정도를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최근 일본의 자동차 그룹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전세계의 자동차 부품구매 시스템이 조만간 구축될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 일반 소비자들과의 구매접점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난 1월 포드와 GM은 각각 AOL과 야후와 제휴계약을 맺고,포탈에서 자동차 정보를 검색한 후 딜러와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직접판매에 있어서는 포드가 중고자동차 판매 사업을 이미 98년부터 시작하였으며,GM은 2000년 6월 gmbuypower를 통해 신차를 750불이나 할인해서 파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했고,폭스바겐은 인터넷에서만 판매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딱정벌레들을 소개했는데 4000대 한정판매 중 절반 이상이 웹에서 판매되는 기대이상의 결과를 맛보기도 했다.

이제,미국의 온라인 자동차 시장은 제조업자-딜러-소비자간의 전통적인 유통패턴이 온라인 리테일러의 등장으로 새롭게 개편되고 있다.

눈을 국내로 돌려 보자

국내에도 많은 온라인 리테일러들이 등장했다.그 중 대표적인 업체로는 dealway,automart,car123,libero,그리고 icomes이 대표적인 온라인 자동차 사이트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의 오토바이텔을 외치며 적극적인 투자 유치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언뜻 보면,국내 상황도 미국과 크게 다를바 없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미국처럼 온라인 리테일러들의 등장이 파괴력을 갖진 못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 미국에서 온라인 리테일러들이 환영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딜러들과의 마찰이 주된 이유로 작용했기 때문인데(마치 Drugstore.com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국내의 경우엔 자동차 딜러라는 개념도 흐릿할 뿐더러 마찰도 매우 적은 편이다.

어느 대리점에서 구입하든지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딜러와의 계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동차 회사와의 계약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사이버 딜러라는 개념 역시 성립되기 힘들다.

둘째로,완성차 업체와 딜러간 힘의 균형이 미국과는 매우 상이하다는 것이다.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와 대우의 싸움에서 지금은 현대의 독무대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온라인 리테일러 들에게도 반작용으로 작용하게 되는데,경쟁이 많고,그만큼 차량선택의 폭이 넓으며,서비스 종류가 다양한 시장에서 인포미디어리-즉,정보중계자의 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소비자가 굳이 인터넷에서 차를 구매할 이유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말과 같다.(결국,가격할인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가격할인은 한계가 금방 드러나기 마련이다)

셋째,인터넷 자동차 서비스를 한데 묶기에는 온라인 리테일러들의 힘이 미약하다는 것이다.소비자가 느끼는 서비스의 차이는 사실 구매전보다 구매 후에 느끼게 되는데,이를 위해서는 구매정보뿐만 아니라 중고차,보험,정비 및 폐차 서비스까지 일괄적인 비즈니스로 엮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존의 대규모 정비업체들은 이미 제조업자의 비즈니스 영역권 안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온라인 리테일러들과 견고한 네트워크를 가져가기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제조업체는 자동차만 만들지 않는다.만약,현대의 웹사이트에서 차를 구매하면 오일뱅크에서 증정하는 6개월간 주유할인쿠폰과 현대해상 프리미엄 보험 서비스를 패키지로 받을 수 있다면? 게다가 오케이캐쉬백과 함께 SK주유소에서도 이 쿠폰을 쓸 수 있다면?

시장은 곧 재편될 것이다

아마도 국내 온라인 자동차 시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재편될 것이다.이 새로운 경기의 참가자는 기존의 온라인 리테일러들이 아니라 보험회사를 끼고 있는 대기업과,주유소를 끼고 있는 대기업,그리고 자동차를 생산하는 대기업이 될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현대자동차와 삼성화재,그리고 SK주유소간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잠깐,한 곳에서 모든 차종을 검색하고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평가한 정보를 토대로 구매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순수한 온라인 리테일러는 왜 없냐고?

글쎄…필자는 아직 그런 곳을 찾지 못했다.그리고 앞으로도 보기 힘들 것이다.왜냐하면 국내 온라인 리테일러들은 자신이 왜 인터넷에 자동차 사이트를 열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그리고,이것을 알게 되는 날에는 이미 게임은 종료된 상황일 것이다.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기업의 가치는 바로 고객의 가치라는 것을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는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