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람기 2탄

지난 8월에 일본 리포트 1을 썼다.약 3개월이 지나서 다시 한번 일본에 갈 일이 생겼다. 물론 아키하바라의 “Laox”매장을 찾았고 현재 인기있는 품목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보고 느낀 점들과 이를 통해 “디지털 컨버젼스”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한 것을 정리해보았다.

디지털 상품의 천국 일본에서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품목은 무엇일까? 사실 작년엔 가장 다양한 제품이 나오던 품목이 MD였던 것과 비교해 올해 가장 다양한 품목이 나온 품목을 꼽으라면 “디지털 카메라”와 “PDA”, 그리고 “휴대음악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MP3 플레이어”를 꼽을 수 있겠다.

이러한 인기 품목의 변화의 중심에 사실은 참 중요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단서가 숨어 있는데 바로 저장 미디어의 변화이다. 실제로 기존의 CD나 MD 그리고 디지캠이나 콘솔형 게임기 등과 같이 음악과 영상 그리고 게임을 담는 기기는 그 안에 담기는 내용만 다를 뿐 형식에서는 이미 모두 똑 같은 디지털화된 저장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 이런 동일 저장형식이라는 컨셉에서 새로운 저장 미디어인 메모리스틱(소니의 제품명이 아니라 일반적인 메모리 저장 장치를 지칭)이 출현했는데 어떻게 보면 올해의 가장 확실한 인기품목은 디지캠이나 PDA이 아니라 바로 메모리스틱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아무튼 이런 메모리스틱의 출현으로 사람들은 개별 기기의 통합을 이젠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니에서 새로 나온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는 메모리스틱을 통해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옮겨서 자신의 얼굴을 한 캐릭터가 주인공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며 이것을 PDA로 옮겨서 친구들과 IR 포트를 통해 교환하거나 PHS무선 인터넷 접속기를 통해서 교환하며 자유롭게 디지털 이미지를 소비한다. 물론 이미지와 음성이 동시에 전송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아직까지 업계에서 계속 되고 있는 논쟁 중에 하나는 정보기기가 “디지털컨버젼스로 진화할 것인가 아니면 디지털디버젼스로 진화할 것인가”인데 이런 논쟁도 이젠 “메모리스틱”과 같은 제품이 나오면서 논쟁의 끝이 보이는 듯 하다.

즉, 굳이 어색한 제품의 통합(예를 들어 삼성이 열심히 기네스북에 올라갔다고 자랑하는 “무선전화와 손목시계의 결합”과 같은….)보다는 오히려 개별 제품의 특성이 강화되고 좀더 스마트해진 제품으로 개별 제품이 끝까지 살아 남으면서 각 제품들은 “블루투스 같은 형식에 기반한 무선 데이터 교환”이나 “메모리스틱”과 같은 스마트저장제품을 통해서 각 개별 제품간 기능 활용적 Integration을 해갈 것이다.

“기능 활용적 Integration”이란 개별 전자기기를 통해 처리하는 정보를 다양한 타 기기들이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짐으로써 개별 기기를 통한 정보활용의 폭과 깊이 넓어지면서 제품 고유의 기능의 벽이 무너지고 개별제품 활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통합되어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Network effect”가 여기서도 존재하는데 동일 정보를 이해/처리하는 기기나 제품 품목의 수가 증가할수록 사용자가 기기를 통해 처리하는 정보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가치는 배가한다.

일본의 전자기기들이 이러한 제품간의 기능활용적 Integration을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전자제품시장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 현대, LG, 대우로 대변되는 한국의 정보가전제품시장에 미래는 있을까? 우울한 이야기는 접고 한가지 반가운 소식을 전하면 삼보가 일본에서는 So-Tek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는데 imac을 흉내낸 전략으로 애플과 법정으로 가더니 이것이 오히려 성공적인 홍보가 되어 결국에는 일본유저들에게 “Unique”하고 “Challenge”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그래도 경쟁력있는 위치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국 제품은 삼성도 현대도 대우도 아닌 “삼보”의 So-Tek이었다는 점을 말하면서 한국의 전자제품메이커에 대한 필자의 불만을 대신하고 싶다.

아무튼, 일본 시장은 참 재미있는 시장이다. 일단, 내수 시장이 “Self Sustaining”하다고 말하는 소비자군의 Critical Mass인 1억 인구를 넘어 1억2천만의 인구를 가지고 있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서 살아 날 수 있는 환경이 존재한다.

이런 건강한 시장환경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자정보기기들이 출시되고 있고 PDA만 하더라도 Sharp, Casio, Sony, IBM, Visor, Palm등 다수의 브랜드가 기능을 경쟁하며 다수를 위한 제품과 실험성 있는 제품이 공존한다. 행복한 시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시장에서 다양한 디지털제품을 실험하고 여기서 살아남은 녀석들을 세계에 내놓는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제품은 열이면 열 세계의 표준이 된다. 워크맨이 그랬고 CD가 그랬고 MD/Digital Camera/Console Game이 그렇다.

우리같이 한국에서 인터넷을 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이러한 환경이 말해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화두를 끝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200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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