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de”와 “n-Top” – 일류와 삼류

너무 자극적인 제목에 반감을 갖는 독자가 있을 것 같아서 미리 말씀 드리면 저는 n-Top의 사용자이자 열정적인 팬이지만 한국의 무선인터넷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기를 지독히도 원하는 사람으로서 오늘은 좀 따끔한 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여 이런 제목을 굳이 붙힌 것이니 널리 이해해주시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합니다.

다들 재미있어 할만한 이야기부터 한번 해보면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휴대폰을 가지고 자판기에서 콜라를 꺼내 먹을 수 있을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이미 핀란드에서는 휴대폰과 자판기 운영업체의 서버가 통신을 해서 이 서버가 사용하고 있는 벤딩머신에게 신호를 주어 콜라를 내보내고 사용자는 자신의 핸드폰 사용료에 콜라 값을 얹어서 지불을 한다고 하고 일본의 i–mode에서도 방식은 좀 다르지만 이미 비슷한 서비스를 코카콜라 재팬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 서비스는 i-mode와 자판기가 바로 통신을 하는 형태인데 이 경우는 자판기가 가지고 있는 재고 현황 등이 자동적으로 체크가 되어 자판기 관리 측면에서 더욱 큰 장점이 있다고 한다.이런 것을 보면 i-mode서비스에서는 휴대폰이 인증 툴이 되고 휴대폰이 지불 수단이 되는 일이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현실인 것 같다.

이번엔 이렇게 훌륭한 서비스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는 i–mode의 성공 요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i-mode의 성공은 여러 요인이 있었겠으나 일단 오늘 필자가 선택한 넘버 1 성공요인은 바로 컨텐츠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i-mode가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는 CP들에게 좋은 조건 등을 제공하여 Win-Win구조를 적극적으로 만듦으로써 이들 CP들이 좋은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좋은 컨텐츠는 다시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i-mode의 서비스가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i-mode의 컨텐츠를 사용하기 위해 반복해서 i-mode를 사용하도록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필자의 믿음이다.즉, i-mode는 컨텐츠 관리부분에서 완벽한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i-mode의 현황

가입자수
99년 I-mode는 3월 서비스를 시작해서 불과 6개월 후인 99년 8월 가입자 100만 명을 넘었고 2000년 2월말의 가입자 수는 446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 숫자가 갖는 의미는 일본 최대의 인터넷 접속서비스 프로바이더인 “니프티”의 회원 수를 능가했다는데 있는데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n-Top사용자가 천리안 사용자보다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고 모뎀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용자보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숫자가 더 많아 졌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즉 PC보다 향후는 핸드폰이 인터넷 접속의 표준 단말기가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무튼 i-mode는 성장을 멈추지 않고 현재 1천2백만명의 사용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컨텐츠
i-mode의 컨텐츠를 크게 네가지로 분류하면 1. 모바일 뱅킹 및 각종 예약이 가능한 거래분야 2. 뉴스 및 일기예보 등의 생활분야 3. 레스토랑 검색 및 환승안내, 사전, 요리 등의 데이터베이스 분야 4. 게임 및 점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들 수 있다.

과금
i-mode의 경우 현재 약 1만2천개의 공식, 비공식 i-mode대응 사이트가 있다.이러한 사이트들은 대개 i-mode를 통해서 자신들의 컨텐츠에 대한 사용료를 받는데 i-mode는 컨텐츠 빌링 대행의 대가로 청구하는 전체금액의 9%를 뗀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i-mode는 자신이 실제로 전송한 Data의 양에 따라 과금을 하는데 1패킷(128바이트)당 0.3엔을 과금한다.128바이트는 문자로 따져서 64문자(한국어와 일본어는 글자 하나가 2바이트)에 해당하기 때문에 짧은 이메일이라면 1엔도 채 들지 않는다는 소리다.그 말은 1회 통화료가 일본에서는 대부분 10엔인 점을 생각하면 유선전화로 통화하는 것보다도 저렴한 셈이다.

종량제의 사용자 Benefit
i-mode는 실제 사용한 정보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종량제가 이용자에게 주는 메리트는 상당한데 예를 들어, I-mode에 하루 24시간 접속에 있어도 데이터를 교환하지 않았다면 이용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즉, 흔히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신용카드 사용내역 조회나 은행의 잔고조회와 같은 경우 주고받는 데이터의 용량이 대부분 작은 숫자여서 접속 시간이 다소 길어도 음성통화보다는 훨씬 싸게 먹힌다.물론 n-Top에선 접속한 시간대로 돈을 내야한다.심지어 중간에 에러가 나서 정보를 하나도 못 받은 경우에도 돈은 내야한다.쩝~

종량제의 CP측의 Benefit
CP에게도 통신요금에 대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도코모는 이용자에게 부과하는 통신요금만으로 i-mode를 운영하기 때문인데 CP가 증가하는 것에 비례해서 컨텐츠도 늘어난다.

i-mode는 스스로를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어보면 마치 i-mode가 온라인상의 야후나 라이코스와 같은 포탈사업자와 똑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모바일에서의 포탈이란 소리인데 이들은 자신들이 끌어 모으는 트래픽에서 힘을 얻고 이 트래픽을 대상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최고인 파트너들을 끌어들여 돈을 버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바로 이런 비즈니스 메커니즘을 교과서적으로 잘 완성해내고 있는 게 바로 i-mode다.

바로 1만2천 개나 되는 비공식, 공식 사이트들의 수가 이러한 i-mode의 CP전략의 우수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실제 i-mode는 비공식 사이트들 마저 “파트너”라고 부르며 철저히 협조하고 있는데 비 공식 사이트들 중에서 유명한 곳이 바로 MTI나 사이버드이다.

n-Top의 문제

그런데 i-mode에 비해 우리의 n-Top을 비교해 보면 일단 문제가 너무 많다. 그 문제점의 첫번째가 바로 CP들과의 관계이다.지난 봄 WAP2000포럼에서 SK를 포함한 모든 통신사업자들은 마치 CP에게 구애라도 하듯 간절히 자신들에게 좋은 컨텐츠를 제공해주기를 요청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좋은 조건을 주기를 약속했었는데 몇 개월이 지난 지금 실상은 과금을 위한 시스템이 아직 구축이 완료되어있지 않았고 주장하면서 서비스 초기이므로 무조건 초기 몇 개월간은 무료로 컨텐츠를 제공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고 한다.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컨텐츠를 생산하려는 CP들이 희망을 가지고 이 분야에 진출할 수가 있을까?

i-mode의 성공을 보고 열심히 베끼기는 했는데 Win-Win을 위한 마음가짐까지는 배우지 못하게 틀림없어 보인다.물론 기술적인 문제와 환경의 차이를 들어서 변명이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n-Top을 도대체 언제부터 기획했던 일인데 아직까지 과금도 제대로 안되고 CP를 위한 수익분배도 제대로 안 되는 게 말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두번째는 수익의 분배율이다.내가 알기로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n-Top의 컨텐츠는 벨소리 다운로드라고 한다.그런데 i-mode가 유료서비스에 대한 과금대행을 하고 받는 수수료가 9%인 반면 우리 n-Top은 어떤가?

현재 n-Top은 벨소리 사업자들에게 외부에서는 이 서비스를 중지하고 오직 자신들의 공식사이트에서만 서비스를 하도록 종용하면서 연약한 CP를 보호하기 위한 자신들의 노력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이것은 실제 CP들이 밖에서 하소연하는 소리에 근거했고 혹,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요구하는 수수료율은 50%라고 한다니 정말 놀라울 뿐이다. i-mode의 케이스에서 우리가 배운 것처럼 모바일 포털의 성공이 경쟁력있는 컨텐츠를 소싱하는 능력과 이들 CP들과의 공고한 관계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이를 통한 Network효과(유저와 CP의 수적 측면에서) 구축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n-Top은 철저히 독점적 위치에 기반 한 억지춘향식의 CP관리를 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제 정말 변해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니까 내용이 문제가 있어도 그냥 이해하고 쓰겠지 하는 태도는 우리 모바일 인터넷 산업이 갈 방향이 아니다.모바일 인터넷도 인터넷이다.특히 우리나라는 광대역환경이 세계 최고인 나라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멀티미디어 측면에서 대단히 풍성한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다.

모바일 컨텐츠 서비스는 자기 나름의 독특하고 의미있는 존재증명이 필요하다.모바일에서도 Contents is King라는 격언은 명심되어야 한다.

오늘 D&D의 필자는 우리나라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SK Telecom의 n-Top이 지금까지의 안일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맘으로 이 글을 썼다.특히 일본은 모바일 인터넷의 세계 표준임을 공공연히 떠들고 있다.

이미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i-mode의 표준을 따른 다고 한다.KDDI마저 i-mode의 방식을 따르려 했으나 미국 때문에 억지로 퀄컴의방식을 따르게 되었지만 i-mode방식으로 언제 다시 돌아설 지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이미 미국의 IBM그리고 MS가 i-mode와 제휴했다.퀄컴의 국가 미국의 거대기업들도 i-mode과의 관계를 맺으려고 줄 서있다.그 만큼 i-mode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부탁이다.i-mode를 더 이상의 돈버는 방법을 배우는 벤치마킹대상으로만 보지말고 n-Top을 비롯한 국내 모든 모바일 인터넷 사업자들은 우리 나름의 경쟁력있는 모바일 인터넷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

n-Top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많은 컨텐츠 파트너들이 같이 수익을 공유하여 더 좋은 더욱 모바일에 맞는 컨텐츠를 만드는 시장환경이 되는 것이야말로 우리 나름의 성공적인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만드는 초석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 모바일 인터넷 파이팅!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