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서비스의 공공성 회복 1

홈페이지를 만들 필요가 없어진 나라. 다름아닌 우리조국 대한민국이다.

전국민 80%가 사용하는 네이버의 검색결과에서 최상단 광고(0개~15개)를 뺀 상위 두개 섹션에 올라오는 검색 종류를 개인적으로 간이 조사를 해본 결과 아래와 같은 구성을 하고 있었다.

1. 블로그 검색 36% 2. 카페 검색 25% 3. 뉴스 검색 17% 4. 지식인 13% 5. 웹문서 9%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였고, 만약에 이게 사실이면 정말 정말 우울한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블로그 검색 중에서 네이버 블로그의 점유율도 40%~70%, 카페 검색의 경우 네이버 카페의 점유율이 거의 100%다. 사실 이 정도가 되면 한국에서 과연 기업들이 홈페이지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루트 도메인을 가진 홈페이지들과 그 아래에 들어있는 개별 URL로 대표되는 웹 페이지는 인터넷의 근간이다. 이 안에 담긴 컨텐츠들이 서로 연결되고 새로운 컨텐츠의 재료가 되어 새로운 홈페이지와 웹페이지를 생성하면서 인터넷은 발전해간다. 그리고 이런 인터넷 발전의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 검색엔진이다.

그 검색엔진은 정보를 찾는 이들과 제공하는 이들을 매칭시키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공공성을 갖는다. 그 공공성은 많은 비용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우리는 남의 컨텐츠를 가져다가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 “파워링크”니 “애드워즈”니 하는 검색 리스팅 광고라는 것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결정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에도 2006-2008년에 걸처 검색엔진의 저작권법 위반에 대한 논의가 깊이 있게 이뤄졌고, 기존의 법체계 안에서 보자면 검색엔진의 색인행위 등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성장을 어떻게든 장려해야하는 국가 전략적 선택으로 인해, 그리고 공공의 효용 극대화 등을 고려해야하는 사회적 선택에 의해 법적인 책임을 면하게 해주었다.

여기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연히 검색서비스는 공공성을 가진 것이기 때문에 검색 사업자는 공공성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투자와 노력을 계속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검색 사업자는 많은 사람들이 생산하는 정보를 잘 크롤링해서 그 정보를 찾는 이들에게 매칭 시켜주는 것을 기본적인 의무로 생각해야한다. 그런데, 절대적인 서비스 쉐어를 가진 검색 사업자가 네이버 처럼 내부 서비스의 컨텐츠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사실 우리 업계에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네이버가 블로그가 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던 그 때부터 중국 대련에서 했던 일에 대해서 한두번씩은 들어본 적이 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오신 분들도 있다. 모두들 그 규모에 깜짝 놀랐다는 말도 들었다. 네이버는 대련에서 무엇을 했을까? 반복이 되지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이런 매칭에 기술력을 집중하지 않고 직접 컨텐츠를 생산해서 트래픽을 흡수하려했다면 그건 공정한 것일까? 아니면 공정하지 못한 것일까? 우리는 이 판단을 더 이상 뒤로 미뤄선 안된다.

아무튼 네이버는 최근에 자신들의 서비스가 전문검색이 아닌 포탈 검색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속한 서비스라는 정부의 판단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http://bit.ly/1efpoWj 내 판단으로는 네이버는 자신들에게 더 이상 검색의 공공성을 요구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지난해 “네이버 때리기”가 한창일 때 핵심 쟁점이 분산되고 네이버의 가장 큰 문제인 검색 엔진에서의 공공성 훼손, 경쟁 방해에 대한 문제가 덥히더니 결국 2014년이 되자 마자(2월5일) 이렇게 꼬리를 빼는데 성공(?)한 것이다. 아무튼 그 회사에 대한 비난은 잠시 접어두고 우리가 당면한 문제로 돌아가보면, 우리는 검색이 없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해야하나.

정보를 생산해서 제공해도 검색을 통해서 이 정보를 찾을 수 없는 이 나라에서 우리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가? 나는 이 문제에 다음이나 구글이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 제발 멍청하게 네이버 흉내 내기를 그만두고 진정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해주길 바란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제대로된 컨텐츠를 담은 웹페이지가 너무 없다는 문제가 있으나, 좋은 컨텐츠를 만들면 네이버와는 달리 반드시 노출 시켜주는 검색엔진이 있다는 신뢰만 돌려준다면, 반드시 좋은 정보를 공개하려는 기업과 사람들은 얼마든지 생겨날 것이다.

공공성이 요구되는 전문 검색의 역할을 포기하고 합법적으로 도망가버린 네이버에 대한 기대를 접자. 오히려 우리들에게 필요한 제대로된 검색엔진을 찾고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자.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저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속 떠들어 볼 생각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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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4.2.11 페이스북에도 올렸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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