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웹 마케팅의 근본적인 문제들

아래에 소개한 두분의 블로거님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이미 국내 웹 마케팅의 문제점에 대한 글을 쓰셨지만, 나 나름대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꼭 아래의 두개 글도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진민규 님의 ‘네이버와 기업은 어떻게 한국의 디지털 마케팅을 망쳤는가’(URL: ppss.kr/archives/18940)
조성문 님의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NAVER)’(URL: sungmooncho.com/2010/03/21/naver/)

국내 웹 마케팅의 문제점을 4가지로 정리해봤다.

1. 비주얼 중심의 웹사이트 구축 관행

비주얼 중심 웹사이트라기보다는 ‘비주얼’만 중심인 웹사이트 구축 관행에 대한 지적이다. 모바일이 주요 인터넷 기기로 자리 잡으면서 웹사이트 전체를 플래시로 만드는 경우는 많이 줄었지만, 텍스트보다는 비주얼(이미지와 동영상) 중심으로 웹사이트를 구성하는 경우는 줄지 않았다.

“PC 모니터나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누가 긴 텍스트를 읽고자 하겠는가? 읽는 웹페이지가 아닌 보는 웹페이지가 신세대 취향이다”라는 일리 있어 보이는 주장이 실제 웹 제작 현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비주얼 중심 웹사이트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검색엔진 최적화가 전혀 돼있지 않아 검색 결과에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만들면 구글에서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도 문제가 발생함에도 이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두 번째는 웹페이지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기업의 브랜드 메시지가 이미지와 동영상만으로는 충분히 이해되지 못해 결국 브랜드 메시지 확산에 장애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훌륭한 이미지와 창의성 넘치는 동영상은 수백 단어의 글을 넘어서는 감동을 전달할 수 있지만, 15초, 30초, 1분 정도의 영상으로 브랜드 철학이나 핵심 브랜드 가치를 고객에게 제대로 전하기는 어렵다.

이미지와 동영상만이 아니라 적절한 텍스트의 활용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관련자들이 이를 알고 있음에도 전체 작업을 복잡하게 하고 비용이나 시간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많은 경우에 처음부터 배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웹 마케터들은 엄청난 조회 수를 확보한 동영상에 감탄하면서 왜 이렇게 만들지 못하냐는 광고주나 클라이언트의 요구 앞에 위축되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웹사이트는 콘텐츠를 담은 노드(node)의 결합체고, 웹 마케터는 노드를 외부와 연결해 네트워크로 만들고 트래픽을 생성하는 역할을 담당한 전문가라는 점이다. 콘텐츠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하다는 사실 때문에 모든 웹사이트를 이미지와 동영상만으로 도배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2. 일회성 마이크로사이트의 남발

마이크로사이트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메인 웹사이트 구조나 CMS를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신제품 출시나 특정 마케팅 캠페인 일정에 맞춘, 콘셉트가 다른 웹페이지가 필요할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에 마이크로사이트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 우리가 이런 경우에만 마이크로사이트를 제안하고 만드는지 말이다.

마이크로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이벤트성 운영, 즉 한시적 운영이 전제다. 그러니 URL 설정이나 콘텐츠 전략이 단기적일 수밖에. 결국, 이벤트 후 방치되는 마이크로사이트 때문에 캠페인 기간에 생긴 많은 외부 링크가 이벤트 이후 데드 링크로 바뀌는 문제를 일으킨다. 더욱이 검색엔진으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대부분 마이크로사이트를 통 이미지로 구성하기 때문에 유료 광고나 캠페인에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3. 온라인 캠페인 중심의 마케팅

브랜드가 특정한 메시지를 타깃 고객에게 전파하기 위해 마케팅에 사용할 여러 온라인 미디어 채널 전술을 하나의 큰 덩어리로 묶어서 개별적으로 진행할 경우와는 달리, 더욱 강력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마케팅 전술을 묶어 실행하는 것을 온라인 캠페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온라인 캠페인을 경품을 걸고 배너광고로 집객해 이벤트 참여를 독려하거나 혹은 ‘좋아요’를 누르게 만드는 의미로 쓰지 않는가? 이는 도우미 언니들의 춤과 노래로 새로 생긴 치킨집이 있음을 알리는 동네 프로모션 수준이다. 온라인 캠페인의 레벨을 낮추는 일이나 다름없다.

온라인 캠페인이 이런 양상으로 변한 것은 잘못된 KPI 설정과 광고주들의 성급함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검색엔진을 통해 정보가 있는 곳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린 네이버의 왜곡된 검색 서비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4. 네이버에만 의존한 검색 마케팅

앞선 내용과 연결된 이야기지만,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웹 마케터들이 단기 해결책으로 삼는 것이 네이버 검색 광고다. 자연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실한 콘텐츠를 가진 웹사이트를 프로모션 해야 하는 웹 마케터들에게 절대적인 검색 점유율을 가진 네이버의 검색 광고는 피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도대체 누가 검색 광고를 클릭하는가? 나는 강의를 할 때마다 물어본다 “지난 한달 동안 검색 후에 검색 광고를 클릭한 적이 있는 분은 손을 들어주세요.” 거의 예외없이 한국이던 일본이던 거의 10% 전후다. 모바일 검색에서 광고를 누르냐는 질문에는 그 퍼센트가 5-7%로 떨어진다.

결국 검색 리스팅 광고를 통한 마케팅 캠페인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 캠페인의 월간 결과 리포트가 성과를 어떻게 설명을 하고 있던지 간에, 약 85%~90%의  검색 이용자들을 놓쳤다는 사실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문제점만 이야기 하다보니 그럼 뭘 어찌해야 하나?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번 글은 원래 이렇게 불평만 한번 쏟아내고 싶어서 쓴 글이니 그런 답을 요구하는 분들은 아래의 글들을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인바운드 마케팅으로서의 검색엔진최적화(SEO)

SEO 외부대책 & 인바운드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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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says: 세용박

    물론 네이버를 키워준 것은 우리들(?)이죠. 2002~2004년 네이버 지식인과 네이버 블로그가 만들어지고, 네이버가 통합검색으로 돌아서는 그 시점에는 분명 우리들은 네이버의 움직임을 신선하게 봤고, 만족했고,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렇게해서 얻은 검색 트래픽을 락인하느라고 여러가지 반칙을 저질렀습니다. 예를 들어서 자신들의 컨텐츠(네이버 블로그나, 네이버 지식인 같은 오픈 플랫폼 상의 컨텐츠)를 다른 검색엔진이 크롤해가기 어렵게 만들고 방해(?)한 점들을 반칙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가두리 어장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계속해서 네이버 내부 컨텐츠의 상위 노출을 유리하게 운영합니다. 결국 네이버는 검색 트래픽의 락인에 성공하게되었고, 나중에는 이런 특권을 버릴 수가 없게 된 겁니다. 그러는 사이에 자신들이 반드시 지켜야할 검색 공공성도 잊어버리게 된거죠.

    따라서 저는 네이버 쏠림 현상에 대한 원인 제공을 우리들 유저에게서 찾는 것은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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