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N (다중 채널 네트워크), 마케팅 전략적 의미

최근 MCN (다중 채널 네트워크)에 대한 국내 언론들의 관심이 뜨겁다. 2013년 디즈니가 메이커스튜디오를 10억달러에 인수하고, 드림웍스가 어썸니스TV를 3300만달러에 인수할 때만해도 MCN에 대해 해외토픽 수준의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요즘 언론들이 MCN에 보여주는 반응은 그 양상이 그 때와는 사뭇 다르다. 이런 분위기가 국내에 나타난 것은 지난 5월초 설립된지 단 몇 개월이 지난 신설 MCN기업인 “트레져헌터”가 국내 유수 벤처캐피털 4곳으로부터 총67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부터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이 받고있는 관심의 근저에는 ‘양띵, 대도서관, 김이브, 악어 같은 인기는 상당하지만 여전히 아마추어스러운 포맷의 방송을 진행하는 1인 크리에이터들을 한데 모아서 연예기획사 같은 일을 하는 20명도 채 안되는 직원을 가진 회사가 어떻게 이토록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을까?’하는 궁금함과 이렇게 돈이되는 사업인 MCN이 도대체 무엇이고, 이 회사들이 크리에이터들과는 관계를 갖는 것인지 등에 대한 호기심 차원의 관심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마케터나 브랜드 매니저로서는 이런 호기심 차원의 관심을 넘어서서

1. “왜 MCN에 마케터들이 주목해야하는가?”
2.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서의 MCN의 의미는 무엇인가?”
3. “MCN 어떻게 이용해야하는가?”
와 같은 질문들을 던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케터들이 MCN에 주목해야할 이유는 무엇일까?”

트레저헌터의 송재룡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MCN은 크리에이터들을 연결해 사업성을 높이는 B2B사업”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사업자나 크리에이터들의 관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마케터들에게는 그닥 유용한 정의는 아닌 것같다.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서비스 카테고리를 정의하는 말이 아니라, ‘인터넷과 유튜브플랫폼을 통해 동영상을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소비하는 행태와 유튜브의 트루뷰(True View)와 같은 업계 표준적 광고모델이 정착되면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산업이 모양을 갖춰지게 되고 케이블TV산업의 MPP(multi program provider)의 역할을 감당할 사업자가 필요했고, 이런 산업적 니즈들이 탄생시킨 인터넷 버전의 MPP가 MCN”이라고 정의 할 수있다.

이 기준에서보면 크리에이터들은 PP(program provider)의 역할을, 유튜브나 다음TV팟 그리고 네이버TV캐스트 등은 SO(system operator) 즉 프로그램 송출사업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MCN이 개념적으로 볼 때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MCN이 주목받아야하는 이유는 이것이 새로운 컨텐츠 유통 채널의 성립이 완료되었음을 말하기 시그날이기 때문이다.

케이블 TV산업의 구조

케이블 TV산업의 구조

인터넷 동영상 산업의 구조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산업 구조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서의 MCN의 의미는 무엇인가?”

MCN의 확립과 대형화는 디지털 미디어를 바탕으로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인터넷을 유일한 미디어로만 사용하는 층에게 TV CM을 보여주기 위한 매체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영상 시청 패러다임 변화’ 보고서는 “실시간 지상파 TV 이용률이 2013년 55.7%에서 2014년에는 54.3%로 줄어들었지만, VOD의 이용은 44.3%에서 45.7%로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이 이전의 미디어에서 동영상을 소비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가장 큰 이유는 첫번째가 온디멘드(On Demand)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본방사수”라는 개념을 불필요하게 만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인터넷 사용 디바이스가 애초에 다양한 상황이기 때문에 동영상 역시도 다양한 디바이스를 염두해둬야하는 점이다. 즉, 앱이던 웹이던 Youtube나 TV팟, 네이버 TV캐스트만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동영상 컨텐츠의 이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번째는 검색 가능성(Searchability)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이 원하는 동영상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검색가능성은 수많은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양의 동영상 컨텐츠를 소비할 고객들에게는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있다.

필자는 이 세가지 차이점 중에서 검색 가능성이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에 기업들이 올릴 컨텐츠도 다른 인터넷 컨텐츠 처럼 아래 표와 같이 3가지 유형, 즉 Push형, Pull형, Wow형 컨텐츠로 나눠볼 수 있은데, 마케터들이 보다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은 바로 고객니즈를 반영한 컨텐츠인 Pull형(Hygiene) 컨텐츠 부분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는 대부분의 기업이 자사 제품과 브랜드의 USP를 강조하는 Push형 컨텐츠와 화제성이 높은 Wow컨텐츠 제작에는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지만 Pull형 컨텐츠에는 충분한 투자를 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많은 고객의 다양한 의사 결정 경로에 커스터마이즈된 컨텐츠들이 동영상 컨텐츠로 제공되려면 검색 가능성이 전제되어야하는데 유튜브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내부 컨텐츠의 검색 가능성을 상당한 레벨에서 제공하고있다.

이런 검색 가능성의 확대를 통해서 유튜브 채널은 이제 단순히 이용자가 많은 동영상 웹서비스로서 광고 집행이 가능한 매체로서의 의미만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컨텐츠를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고객에게 브랜드를 체험할 공간을 상시 제공하는 쇼케이스와 같은 공간으로 발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온드 미디어 채널의 컨텐츠 전략맵

디지털 채널의 컨텐츠 전략맵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서의 MCN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와보면 MCN은 첫번째 디지털 마케팅 전략 안에서 다양한 취양을 가진 고객들에게 전달할 고객니즈 기반 컨텐츠를 고객 취향에 맞춘 톤앤매너로 만들어내주는 프로덕션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온라인 동영상 채널 중에서 특정 크리에이터의 컨텐츠를 소비하는 고객층이 원하는 스토리텔링 포맷에 고객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녹여내는 일은 지상파나 케이블 TV용으로 기존에 만들어 왔던 고퀄리티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일과는 분명 다르다.

오히려 유튜브 사용자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맞는 네러티브를 만들어내는 것을 기존의 동영상 제작과는 또다른 영역의 일로 받아드리고 이해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이런 점들이 프리미엄 컨텐츠의 왕국인 디즈니가 메이커스튜디오를 합병하면서도 메이커스튜디오에게 자율적 운영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하다.

그리고 두번째 바로 이런 컨텐츠를 소비하는 특정 성향의 고객층에게 브랜드 컨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서 혹은 이들 매체를 여러게를 묶어서 통합적으로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매체랩사적인 의미를 가진다. 전 세계 모바일 트래픽에서 영상 컨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50%, 2013년 54%, 2014년엔 55%까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들이 MCN을 TV프로그램의 스폰서쉽을 대신하는 매체로서 활용하고자하는 시도가 늘면서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서 차지하는 의미도 점차 커져갈 것이다.

“MCN을 어떻게 이용해야하는가?”

필자가 있는 일본에서는 대기업들이 MCN을 이용하는 케이스가 올해들어 급격히 늘어나고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도요다, 여행업의 HIS, 테마파크의 하우스텐보, 악기의 야마하, 노트북의 도시바 등이 MCN을 활용한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그것도 단발성 프로모션이 아니라 연간베이스의 상시 프로그램화 하는 경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기업들이 MCN과 맺는 프로모션 계약의 형태에는 크게 네이트브 애드 형식(브랜드 혹은 제품을 소재로한 컨텐츠)과 네이티브 애드 형식과 유튜브 트루뷰를 혼합한 리치보장 방식이 있다. 이들 방식별로 실제 진행되었던 기업 프로모션의 사례를 통해 “MCN을 어떻게 이용해야하는가”를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해보자.

(1) 네이트브 애드 형식

일본 삼성전자가 2014년 5월에 당시 신발매 제품이던 “Galaxy S5”프로모션에 일본 최초의 구글공인이자 340여명의 유튜버를 가진 일본 제2위의 MCN인 크릭&리버(Creek & Revier)를 이용해 진행한 케이스를 한번 살펴보자. 약15명의 유명 유튜버들을 기용해서 동영상을 제작했는데, 이 때 활용한 유명한 유튜버 중의 한명이 “젯토다이스케(ジェット☆ダイスケ, https://www.youtube.com/channel/UC6wKgAlOeFNqmXV167KERhQ)”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가젯들을 개인적으로 리뷰하는 꽤 유명한 유튜버이다. 그가 Galaxy S5를 자신의 리뷰에 올려주는 방송을  한것이다. 물론 그는 갤럭시만 리뷰하지는 않는다. SONY나 iphone와 같은 Galaxy경쟁사 제품에 대한 리뷰도 평상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비록 이게 브랜드의 지원을 받아서 만들어진 컨텐츠이지만 고객들은 그가 일정 수준 이상의 공정함을 가지고 리뷰를 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삼성도 이런 점을 MCN활용의 근거로 삼았을 것이다. 현재 약 7만회 정도의 뷰수를 확보한 상태임.

제트다이스케(https://www.youtube.com/watch?v=ixuv2RB7aws)

제트다이스케

(2) 네이티브 애드 형식과 유튜브 트루뷰를 혼합한 리치보장 방식

위에서 소개한 네이트브 형식의 경우는 사실 노출의 성공이 컨텐츠가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어졌는지 아닌지에 의해 결정이나게된다. 따라서 특정 메시지를 일정 기간안에 받으시 일정량 이상 노출을 시켜야한다면 (1)번 방식만으로는 다소 불안할 수 있다. 이럴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바로 파나소닉(Panasonic)의 “스마트 비에라”가 취한 트루뷰 혼합방식이다.

파나소닉 역시 크릭&리버사에 소속된 30명의 유튜버에게 각자의 스타일에 맞춰 파나소닉의 스마트 비에라의 기능, 특성 등에 대한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방송하도록했다. 그리고 이들 컨텐츠들의 총 재생수와 함께 유튜브 광고상품인 트루뷰광고를 포함해서 300만번까지 노출을 보장하도록 캠페인을 설계한 것이다.

Heaters Boy(https://www.youtube.com/watch?v=GxFzAg3J-RI)

파나소닉 비에라

MCN을 통한 프로모션 방식과 함께 확인할 것이 바로 비용과 준비 기간이다. 일본의 경우는 유튜버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대략 컨텐츠 제작 비용과 방송비용이 합해서 회당 300만원 ~ 으로 잡혀있다. 가장 비싼 경우는 회당 5천만원을 상회하기도한다. 그리고 준비 기간은 일본에서라면 대략 40일 정도를 기준으로 잡는다.

물론 위에서 소개한 일본 삼성전자가 활용한 제트다이스케의 경우는 40일씩 걸릴 내용이 아니지만 음악을 만들거나 애니메이션을 직접 그리는 유튜버의 경우라면 이 내용에 대한 브랜드의 컨펌 시간 등을 고려할 때 40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글을 마치며

N스크린 환경이 정착되고 모바일이 제1의 퍼스널 미디어가 되면서 브랜드들은 “슈퍼볼”경기같은 한방으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컨텐츠 온디멘드 즉 본인이 원하는 컨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소비하는 시대가 되면서 브랜드 매니저들과 마케터들은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상시 준비해서 본방 시청율이 아닌 타겟이 분명한 누적 뷰수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컨텐츠와 엮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브랜드 매니저들이 개인 크레이에이터들과 집접 교섭하기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효율적이지도 못하다. 이런 의미에서 MCN은 브랜드가 자신들의 브랜딩과 마케팅에 적한한 컨텐츠 비히클을 찾으려할 때 최적의 제안을 하고 크리에이트들과 브랜드의 의견을 조율하여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조정 능력을 갖춰야한다. 그리고 브랜드 매니저와 마케터들은 이들 MCN과 가능한 빠른 시점에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러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큰 후회를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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